트럼프 관세유예 정책의 배경과 그효과
1. 개요
2025년 4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에 의해 계획되었던 대부분의 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요청과 국제 시장의 반응을 고려한 조치였으며, 트럼프가 추진해 온 강경한 무역정책에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인 상징적인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무역전쟁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날 관세 유예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반응을 무시한 채 관세정책을 밀어붙이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2. 미국 관세 유예의 배경
트럼프는 재집권을 노린 2024년 대선 출마 이후, 다시금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우며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정책을 추진해 왔었다. 이 정책은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가 미국 제품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미국 역시 해당 국가 제품에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논리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은 10%에서 최대 50%에 이르는 고율의 관세를 예고했으며, 특히 자동차, 철강, 전자기기 등 전략적 산업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그러나 전 세계 75개국 이상이 이 정책에 대한 우려와 반발을 표시했고, 국제 무역 질서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미국 내부에서도 불안감이 확산됐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대기업들과 미국 국내 소비자 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트럼프는 정치적 부담을 덜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조치로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 유예를 선택한 것이다.
그렇지만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더욱 첨예해졌다. 트럼프 2.0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관세율을 125%로 인상하는 초강수를 두며, 중국과의 경제적 대립 구도를 더욱 강화했다. 이는 트럼프의 '중국 견제하기 전략'이 지난 대선 전략의 핵심이었다는 점에서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3. 시장 반응과 정책 효과
미국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발표에 폭등하면서 또 한번의 기록적인 하루를 보냈다. 정책발표이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전날 대비 12.16%(1857.06포인트) 치솟은 1만7124.97에 마감하면서 2001년 1월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이자 역대 두번째 상승을 기록했고, S&P500 지수도 9.52%(474.13포인트) 급등한 5456.90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87%(2962.86포인트) 오른 4만608.45로 4만선을 회복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거래량 관련 집계 또한 최대를 기록했다. 미 CNBC는 이날 하루 동안 300억주가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는 관세 부과가 유예됨으로써 기업의 비용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기업들은 수입 비용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와 가격 정책 조정에 숨통을 틔우게 되었다. 특히,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제조업체들이 가격 상승 압력을 피하게 되었고, 일부는 투자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는 여유를 확보했다. 이러한 일시적 정책변화에 대해 지난해 대선 기간부터 최근까지 '주가 부양·국채금리 하락·강달러'를 주요 기치로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반응을 계속 외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한 투자전문회사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줬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끼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에 모든 것을 걸고 위험을 감수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정보업체의 한 간부는, "관세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90일 유예 발표로 시장의 최대 걸림돌은 확실하게 제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과가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첫째, 이번 조치는 ‘유예’이지 ‘철회’가 아니기 때문에, 90일 후 다시금 불확실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많은 기업이 중장기적 투자 결정을 내리기에는 여전히 정책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고 하겠다.
둘째, 중국에 대한 고관세 인상 조치는 공급망 재편과 국제 무역 질서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역시 이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대해 84%의 보복 관세를 발표함으로써,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정치 리스크와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셋째, 트럼프의 이번 정책은 정치적 의미도 크다. 그는 강경한 무역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주가와 경기침체 가능성 우려 그리고 글로벌 압박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완고한 보호무역주의자가 아닌 정치적 셈법에 따라 언제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국제사회에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4. 종합적 평가
이번 트럼프 2.0 행정부의 관세 유예 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화와 기업 부담 완화에 일정한 효과를 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 중국과의 갈등 심화, 세계 무역 질서 재편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런 단기적 완화 조치만으로는 공급망 혼란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지적한다.
그러함에도, 이번 정책은 트럼프 2.0 행정부가 정치적 유연성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자, 국제사회와의 협상 여지를 남긴 조치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경제 논리와 정치 논리가 맞물려 있는 복합적 전략의 연장선 위에 있으며, 그 결과는 향후 90일 이후의 정책 방향, 그리고 미·중 간 무역 협상의 향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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